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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인의 진짜 매력 - 완벽하게 짜인 블렌딩(Blending)
와인을 판매하면서 처음 들었던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라벨에는 품종 이름이 명시되어 있어서 손님에게 설명하고 판매하기가 쉬웠습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품종은 더더욱 판매가 용이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레드와인, 특히 보르도(Bordeaux)나 론(Rhone) 계열의 와인들을 보면 단일 품종보다는 여러 품종을 섞는 블렌딩(Blending)을 핵심 아이덴티티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판매할 와인을 더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습니다.단일 품종 와인이 그 품종 본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프랑스의 블렌딩와인은 마치 '완벽하게 짜인 오케스트라'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프랑스 와인에서 여러 품종을 블렌딩 하여 상품화하는 이유와 그 숨은 매력을 짚어 보겠습니다. 왜 한..
2026.06.15 -
와인이 우주에 갔다 왔다? 지구로 돌아온 병의 가격이 놀랍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그게 무슨 마케팅이야?" 했거든요. 와인을 우주에 보낸다고요? 굳이? 근데 파고들수록 진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단순한 홍보용 퍼포먼스가 아니라, 와인의 숙성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과학적 실험이었거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주에 간 최초의 와인 – 보르도산 12병2019년 11월, 보르도의 와이너리 샤토 페트뤼스(Château Pétrus)의 와인 12병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습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스페이스 카고 언리미티드(Space Cargo Unlimited)가 기획한 실험이었어요. 와인들은 우주정거장에서 약 14개월 동안 머무른 뒤 2020년 1월에 지구로 귀환했죠.단순히 "우주에 갔다 왔다"는 게 아닙니다. 이 ..
2026.06.11 -
젠슨 황과 삼겹살 회동 후 함께 한 위스키, 맥캘란 18년이란 무엇인가
2025년 10월, 서울 강남의 작은 치킨집이 전 세계 뉴스에 올랐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진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젠슨 황이 꺼내든 선물은 한 병에 700만 원을 호가하는 일본 위스키 '하쿠슈 25년'.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 장면은 꽤 오래 회자됐다.그런데 7개월 뒤, 2026년 6월 젠슨 황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홍대 앞 삼겹살집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소맥 회동을 열었다. 깐부치킨에서 삼겹살집으로 바뀐 무대. 그리고 2차 회동 자리에서 함께했다고 알려진 위스키가 바로 맥캘란 18년 셰리오크 2025 릴리즈와 글렌모리지 시그넷이었다.하쿠슈가 재패니..
2026.06.10 -
"위스키에 토닉워터는 옛말?" 한 잔에 담긴 하이볼 트렌드의 변화
퇴근 후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맥주 한 잔, 혹은 좋은 사람들과 주고받는 소주 한 잔. 오랜 시간 한국인의 밤을 책임지던 이 공식이 최근 몇 년 사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이제 대세는 단연 '하이볼'입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이볼은 이자카야나 바(Bar)에서나 가끔 마시는 별미, 혹은 '위스키에 토닉워터 섞은 달달한 술'정도로 통했습니다. 게다가 그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무척이나 빠릅니다.단순히 닿는 대로 섞어 마시던 초창기에서 시작해, 지금은 개인의 취향과 예술적 감각까지 담아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하이볼 시장. 우리의 밤을 더 다채롭게 만들고 있는 최신 하이볼 트렌드의 변화를 세 가지 키워드로 짚어보겠습니다.'믹솔로지(Mixology)'의 진화 : 단맛을 빼고 취향을 더하다초기 한국 하이..
2026.06.09 -
위스키 오픈런의 종말 - 소비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새벽 5시, 백화점 앞 줄. 손에는 텀블러, 발에는 운동화. 한때 이 장면은 위스키 마니아라면 당연히 치러야 할 '의식' 같은 것이었다. 발베니, 글렌피딕, 맥캘란 한정판을 잡으려면 오픈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런데 요즘 그 줄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 아니, 어떤 곳은 아예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위스키 오픈런 문화가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돌아서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리셀 가격은 떨어지고, SNS 인증숏은 줄고, "그거 사려고 새벽부터 줄 서요?"라는 반응이 자연스러워졌다. 이 현상을 단순히 "열풍이 식었다"고만 보기엔 뭔가 부족하다. 더 깊은 이유가 있다. 리셀 거품이 꺼지면서 '줄 설 이유'가 사라졌다오픈런의 핵심 동력은 사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진심..
2026.06.08 -
소믈리에들이 정작 여름에 샤르도네를 잘 안 마시는 이유
화이트 와인 = 여름. 이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어떤 화이트 와인을, 왜,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는다.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 한다.01 · Chardonnay 샤르도네를 여름에 마셨더니 맛이 없었다면, 당신 잘못이 아니다샤르도네는 지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화이트 와인이다. 근데 와인 좀 안다는 사람들이 여름에 잘 안 고르는 품종이기도 하다. 역설처럼 들리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샤르도네 대부분이 오크 숙성 스타일, 즉 버터·바닐라 풍미가 진한 타입이기 때문이다. 이게 30도 넘는 날씨에 기름진 음식이랑 만나면 너무 무겁다.반전 포인트 - 여름에 마실 샤르도네는 "Unoaked" 혹은 "Chablis"를 찾아라. 오크를 쓰지 않은 스테인..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