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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와 된장찌개에 어울리는 와인은?

손님이 던진 질문 하나.. 얼마 전 가게로 단골손님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대뜸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사장님, 저희 집은 저녁마다 찌개를 끓여 먹는데, 와인은 꼭 스테이크나 파스타에만 어울리는 건가요?" 순간 저는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와인이라는 술을 서양 음식의 전유물처럼 생각해 오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옳고나 하고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처럼 발효와 감칠맛이 진하게 밴 한식이야말로 와인과 만났을 때 의외의 궁합을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손님과 나눈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서, 매장에 들어온 와인들을 예로 들어가며 정리해보려 합니다.김치찌개, 매운맛과 신맛을 다스리는 와인김치찌개는 발효된 김치의 신맛과 고춧가루의 매운맛, 돼지고기 육수의 기름진..

와인 2026. 8. 14. 13:57
닷사이 23 과 쿠보다 만쥬 - 맛과향 차이

"둘 다 비싼 사케인데, 뭐가 다른 거예요?"얼마 전 매장에 오신 단골손님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어요. "선물용으로 사케를 찾는데, 쿠보다 만쥬랑 닷사이 23 중에 뭐가 더 좋아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둘 다 좋은 사케이긴 한데, 성격이 완전히 다른 술이거든요. 마치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중 어느 게 더 맛있냐고 묻는 것과 비슷한 질문이었던 셈이죠.사실 이 두 사케는 가격대만 비슷할 뿐 태생부터 다릅니다. 하나는 깔끔함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니가타 사케의 자존심이고, 다른 하나는 향의 마법사라 불리며 전 세계 사케 시장을 뒤흔든 야마구치의 반란아입니다. 저희 매장에서도 이 두 병을 나란히 두고 있는데, 실제로 마셔본 경험을 바탕으로 라벨, 향, 맛, 그리고 구매 팁까지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쿠보..

와인 2026. 8. 12. 13:54
와인 맛있게 마시는 법 (온도, 에어브리딩, 페어링)

레드 와인의 적정 서빙 온도는 15~18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내에서 그냥 따는 순간, 이미 20도를 훌쩍 넘긴 온도로 마시는 경우가 태반이죠. 저도 와인을 처음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이 사실을 알고 꽤 충격이었습니다. 온도 하나 차이가 이렇게까지 맛을 바꿀 줄은 몰랐거든요.온도와 에어브리딩, 이 두 가지가 와인 맛의 절반을 결정합니다레드 와인을 상온에서 그냥 따서 마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고요. 근데 언니 집에 갔을 때 냉장고 안에서 레드 와인을 꺼냈는데, 라벨이 습기로 흥건히 젖어 있을 만큼 차갑게 보관하고 있더라고요. 때가 겨울이라 실온에 꺼내두면 자연스럽게 온도가 올라올 상황이었지만, 한여름이었다면 그냥 실온에 꺼내두는 건 답이 아니었을 겁니다. 레드 와인의 서..

와인 2026. 8. 11. 13:26
와인의 뼈대를 세운 사람들, 수도사와 클로 드 부조 이야기

와인 잔 너머로 만나는 수도사들의 이야기제가 매장에서 손님들께 와인을 소개할 때 종종 꺼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와인의 뼈대를 세운 사람들이 다름 아닌 중세 수도사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의아해하십니다. 성직자와 술이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유럽의 중세 수도원은 와인 양조 기술이 가장 체계적으로 발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사에 쓰이는 성찬용 와인이 필요했고, 수도원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포도밭을 직접 일구고 술을 빚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특히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910년 베네딕트회가 부르고뉴의 클뤼니에 수도원을 ..

와인 2026. 8. 8. 17:55
와인 비니거 - 와인발효, 활용법, 보관팁

"사장님, 이 와인 상한 거 아니에요?" —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가게를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와인을 오래 놔두면 식초가 된다던데, 그럼 그거 실패한 거 아니에요?" 저도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코르크를 열고 며칠 지난 와인에서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면 "아, 이건 버려야겠다" 하고 아까워했던 기억이 있거든요.그런데 알고 보니 이 "시어진 와인"이야말로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일부러 만들어온 귀한 재료였습니다. 심지어 어떤 와인 식초는 원래 와인보다 몇 배는 더 비싸게 팔립니다. 클레오파트라가 진주를 녹여 마셨다는 전설 속 액체도 바로 이 식초였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오늘은 손님들에게 자주 받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풀어드리려고 합니다.와인이 식초가 ..

와인 2026. 8. 7. 17:52
블렌디드 위스키 (싱글몰트 차이, 테이스팅법, 페어링)

싱글몰트가 더 고급이고 블렌디드는 그냥 저렴한 대중주라고 생각하신 적 없습니까?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30여 년 전 처음 위스키를 접했을 때 발렌타인과 글렌피딕을 나란히 봤는데, 그 차이를 제대로 안 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알고 나니 그 오해가 얼마나 컸는지 실감했습니다. 싱글몰트와 블렌디드는 우열이 아니라 철학의 차이였습니다. 싱글몰트와 블렌디드, 뭐가 다른 걸까위스키를 구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재료가 무엇이냐, 그리고 어디서 만들었느냐입니다.싱글몰트(Single Malt)란 하나의 증류소에서 맥아보리만을 원료로 만든 위스키를 뜻합니다. 여기서 '싱글'은 한 통이 아니라 한 증류소를 가리킵니다. 그 증류소만의 개성이 오롯이 담기기 때문에 맛의 편차가 크고, 그 편차가 바로 매력입니다...

와인 2026. 8.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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