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사주와 술이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가게에 오신 단골손님 한 분이 "저는 사주에 화(火) 기운이 세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뜨겁고 무거운 술보다 시원한 스파클링이 훨씬 당기더라고요"라고 하신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손님들의 사주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술 취향과 은근히 맞아떨어지는 걸 발견하게 됐고, 이제는 손님과 대화할 때 종종 활용하는 저만의 추천 방식이 됐습니다.사주 오행별 술 궁합사주와 오행, 왜 술 궁합으로 이어지는가 사주명리학에서 오행(五行)이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이 다섯 가지 기운을 말합니다. 태어난 연월일시에 따라 사람마다 이 다섯 기운의 비중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흔히 '나는 화 기..
솔직히 저는 와인 칵테일을 처음 접했을 때 "비싼 와인을 섞어버리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어보니 오히려 저렴한 와인일수록 결과가 더 좋았고, 그 깨달음이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샹그리아, 뱅쇼, 스프리처 — 이 세 가지는 재료와 계절이 다르지만, 와인의 문턱을 확 낮춰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샹그리아 — 여름 파티의 공식, 직접 만들어보니샹그리아(Sangria)는 스페인어로 "피(Sangre)"에서 온 이름입니다. 여기서 Sangre란 스페인어로 혈액을 뜻하는데, 레드 와인 특유의 진한 붉은빛이 이름의 유래가 된 것입니다. 원래는 남은 와인을 맛있게 처리하려는 서민 음료였는데, 지금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여름 와인 칵테일로 자리 잡았습니다.제가 처음 만들 때는 그냥 와인에 과일..
WSET란 무엇인가 — 레벨 구조부터 파악해야 한다솔직히 처음엔 WSET가 그냥 '와인 관련 자격증 중 하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아볼수록 이건 단순한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는 영국 런던에 본원을 둔 국제 와인·주류 교육 인증 기관으로,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통용되는 공신력 높은 자격증입니다. 국내에서는 WSA 와인 아카데미, 와인비전, 블릭와인아카데미 같은 공인 교육 기관(APP, Approved Programme Provider)을 통해서만 수강과 응시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APP란 WSET 본원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교육 기관을 의미합니다. 임의로 독학해서 시험만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죠.레벨 구조는 1부터 4..
어던(Adorn) 피노누아를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캘리포니아산 피노누아라는 이름표가 왠지 낯설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저녁 젊은 부부에게 그 와인을 추천하고 나서, 몇 주 후 우연히 인터넷에서 그분들의 후기를 발견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부드러웠다'는 짧은 문장 하나가 제 확신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같은 피노누아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그 답이 바로 테루아(Terroir)에 있었습니다.테루아, 와인의 출신을 결정하는 환경의 총합테루아(Terroir)란 포도가 자라는 모든 환경 요소를 통틀어 부르는 프랑스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단어에 정확히 대응하는 영어 단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와인 문화권에서 독보적인 개념입니다.저는 이 단어를 처음 배울 때 우리말 ..
와인의 역사는 무려 8,000년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레이디 퍼스트"의 기원이 독살 방지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와인 한 잔에 담긴 문명의 무게가 갑자기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와인이 그저 술이 아니라 시대를 가로지른 문화 그 자체라는 것을, 제가 직접 와인을 오픈하고 따르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레이디 퍼스트, 낭만적 기원이라고 알고 있었지만일반적으로 레이디 퍼스트는 서양의 신사 문화에서 비롯된 낭만적인 에티켓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와인 에티켓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맥락은 꽤 달랐습니다.중세 유럽에서는 화친(和親)의 목적으로 마련된 식사 자리에서 음식이나 와인에..
뻥 소리가 나면 다 샴페인인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화이트와인에 빠져들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스파클링 와인으로 관심이 옮겨갔고, 그제서야 "샴페인이라고 다 같은 샴페인이 아니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차이는 이제 많이 알려졌지만, 이탈리아 스푸만테의 세부 계보나 스페인 카바까지 제대로 짚는 경우는 드뭅니다. 직접 마셔보고 정리한 내용을 풀어봅니다.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지도처음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코너 앞에 섰을 때, 프란차코르타, 프로세코, 아스티라는 이름이 적힌 병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셋 다 이탈리아 스파클링인데 뭐가 다른 건지, 솔직히 그때는 전혀 몰랐습니다. 직접 한 병씩 마셔보고 나서야 이 셋이 완전히 다른 술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먼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