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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이 바뀌면 맛이 바뀔까? 와인 잔에 담긴 마법과 일상의 행복
몇 개월 전 어떤 SNS에 처음 와인에 대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SNS를 처음시작해 봤고 하루에 한 명 두 명씩 팔로우가 늘어날 때 자주 댓글로 응원해 주시던 신사분이 내가 올린 와인 사진에 대해서 조용히 개인메시지를 주셨습니다. 내용인즉슨, 나의 날 것 같은 글이 재미있어 잘 보고 계시다면서 와인과 와인잔을 올릴 때 와인잔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어떻겠냐고 하시는 거예요. '아차' 싶었죠. 그의 뉘앙스는 정중했고 가끔 주시던 댓글로도 그의 인품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알겠다고 말씀드렸고 그의 피드백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내가 올린 사진 속 와인잔은 '림(잔의 테두리)'이 뭉뚝하게 생긴, 평소에 집에서 쉽게 찾는 잔이었습니다. 이 신사분은 그 사..
2026.04.13 -
"유기농 와인은 어차피 맛없잖아요" —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유기농 와인 라벨을 보면 살짝 피했어요. 그리고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도 유기농 와인은 맛이 없는 와인이란 생각을 갖고 이었죠. 근데 어느 날 블라인드로 마셔본 후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로 손님에게 유기농와인을 설명하는 저의 목소리에는 힘이 생겼습니다.첫 번째 이야기그 편견, 어디서 온 걸까요? 유기농 와인이 처음 나오던 시절엔 진짜로 맛이 불안정했어요. 아황산염을 쓰지 않으니 보존이 어렵고, 병마다 맛이 달랐죠. 어떤 건 식초 냄새가 났고, 어떤 건 뿌옇게 흐렸어요.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 '유기농 = 맛없음'이라는 공식으로 남아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10~15년 전 얘기예요. 지금은 기술도 달라졌고, 생산자들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두 번째 이야기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무슨 일이..
2026.04.11 -
유기농 와인과 내추럴 와인, 대체 뭐가 다른 걸까?
요즘 와인 소비의 방향은 유기농와인, 내추럴와인입니다. 내 몸과 지구를 생각하는 트렌드의 반영이죠. 예쁜 라벨에 이끌려 한 병 집어 들었다가도, "어라? 와인은 원래 포도로만 만드는 거니까 당연히 다 자연적인 거 아니야?"라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시지 않았나요? 사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포도를 으깨서 발효시키는 게 와인인데 굳이 앞에 그런 거창한 수식어가 왜 붙을까 하고요. 그런데 이 와인의 세계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흔히 마시는 평범한 와인 한 병이 완성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인간의 개입과 화학적인 도움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됩니다. 벌레를 쫓기 위해 농약을 치고, 잡초를 없애려 제초제를 뿌리며,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배양된 효모를 넣죠. 게다가 와인이 ..
2026.04.10 -
오래된 와인 가게가 추천하는 어버이날·스승의날 선물
세월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건 와인만이 아닙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가장 품격 있는 방법, 우리 가게가 수십 년의 경험으로 골라드립니다.우리 가게 문을 처음 열었을 때와 달라진 것들이 많습니다. 유행도 바뀌고, 와인을 마시는 방식도 달라졌죠.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 하나 — "좋은 와인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한다"는 것입니다. 5월은 감사를 전하는 달입니다. 오래된 가게의 안목으로, 오래 기억될 선물을 골라드립니다.어버이날 선물 추천 와인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마음이 담겨야 합니다. 너무 어렵지 않게, 하지만 특별하게.🍷 부드러운 레드 — 키안티 클라시코, 호주 쉬라즈, 프랑스와인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탄닌감이 어르신들 입맛에 잘 맞습니다. 고기 요리는 물론 평범한 저녁 밥..
2026.04.09 -
형부가 30년 키운 와인가게를 제가 이어받았습니다
가게 문을 처음 열던 날, 저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진열대에 놓인 와인 병들, 30년 된 나무 선반의 냄새.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뭔가 달랐습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형부는 30년 전 이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지방 도시에서, 와인이 생소한 사람이 대부분이던 시절에. 그래도 초반엔 제법 잘 됐습니다. 지역에 와인을 제대로 파는 곳이 없었으니까요. 형부 가게가 이 도시 와인의 전부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결혼기념일 선물을 사러 오는 남편들, 회사 접대용 와인을 고르러 오는 직장인들, 처음 와인을 마셔보고 싶다는 젊은 손님들. 형부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게를 키워갔습니다. 그러다 대형마트가 생겼습니다. 동네에 대형마트가 생기던 날을 형부도 저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주차장이 넓고..
2026.04.06 -
유행 와인 말고 오래된 와인 —30년 전통 익산 와인 전문점
요즘 와인 시장에는 매달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합니다. 내추럴 와인, 오렌지 와인, SNS에서 화제가 된 라벨 예쁜 와인. 이런 흐름 속에서 30년 넘게 익산을 지켜온 가자주류는 한 가지를 고집해 왔습니다. 유행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와인입니다.우리 와인 가게는 형부가 일구신 가게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와인 트렌드가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모릅니다. 그 흐름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좋은 와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믿음입니다.유행 와인과 정통 와인, 무엇이 다를까요유행 와인- 지금 이 순간 화제인 와인들입니다. SNS에서 자주 보이고 라벨이 예쁩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분들이 찾지만, 내년엔 다른 와인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정통 와인- 시..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