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과 삼겹살 회동 후 함께 한 위스키, 맥캘란 18년이란 무엇인가

2026. 6. 10. 16:23와인 가이드/위스키 & 스피릿

2025년 10월, 서울 강남의 작은 치킨집이 전 세계 뉴스에 올랐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진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젠슨 황이 꺼내든 선물은 한 병에 700만 원을 호가하는 일본 위스키 '하쿠슈 25년'.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 장면은 꽤 오래 회자됐다.

그런데 7개월 뒤, 2026년 6월 젠슨 황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홍대 앞 삼겹살집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소맥 회동을 열었다. 깐부치킨에서 삼겹살집으로 바뀐 무대. 그리고 2차 회동 자리에서 함께했다고 알려진 위스키가 바로 맥캘란 18년 셰리오크 2025 릴리즈 글렌모리지 시그넷이었다.

하쿠슈가 재패니즈 위스키의 섬세함이었다면, 맥캘란은 스카치위스키의 품격이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대체 맥캘란 18년이 어떤 위스키이기에, 이런 자리에 등장하는 걸까.

맥캘란, '위스키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은 어디서 왔나

맥캘란은 1824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 크레이겔라치 인근에서 농부 겸 교사였던 알렉산더 리드가 설립한 증류소다. 스코틀랜드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증류 면허를 받은 초기 증류소 중 하나였고, 설립 이후 줄곧 '품질 제일주의'를 고집해 왔다. 전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이 맥캘란을 두고 "모든 싱글 몰트의 절대적 평가 기준"이라고 표현한 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맥캘란의 정체성은 단 하나로 압축된다. 셰리 오크 캐스크 숙성. 스페인 헤레스 지역에서 셰리 와인을 담갔던 오크통을 직접 공수해, 그 안에서 원액을 숙성시키는 방식이다. 이 오크통이 위스키에 특유의 색과 향, 맛을 입힌다. 투명한 원액이 마호가니 빛의 짙은 앰버색으로 바뀌고, 달콤하고 묵직한 과실향이 배어드는 것은 전부 이 캐스크 덕분이다. 맥캘란은 인공 착색을 일절 하지 않는다. 당신이 잔에 따른 그 색은 오롯이 오크통과 세월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참고로, 더블캐스크는 스페인산 셰리통+미국산 오크 셰리통 숙성을 말하며 부드러운 바닐라와 달콤함의 조화가 특징이다. 요즘은 셰리오크 라인이 귀하다 보니 데일리로 즐기기에는 더블 캐스크가 훌륭한 대안이 된다)

맥캘란 12년, 18년 더블캐스크와 셰리캐스크 이미지

 

셰리 캐스크, 위스키 맛의 70%를 결정하는 오크통 이야기

위스키 업계에는 오래된 격언이 하나 있다. "위스키 맛의 70%는 캐스크가 결정한다." 처음 이 말을 들으면 의아할 수 있다. 보리, 물, 증류 기술이 핵심 아닌가?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크통에서 수십 년을 보내는 동안 위스키는 나무의 성분을 흡수하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탈바꿈한다.

셰리 캐스크는 그중에서도 특히 개성이 강하다. 셰리 와인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헤레스 지역의 팔로미노 품종 포도로 만드는 주정 강화 와인이다. 그 와인이 오크통 내벽에 깊숙이 스며들고, 이 오크통에 위스키 원액이 들어가면 셰리의 달콤함과 풍미가 서서히 위스키로 옮겨온다. 건포도, 말린 무화과, 오렌지 필, 다크 초콜릿, 정향—이 모든 향이 캐스크에서 나온다.

 

셰리 캐스크의 종류

-올로로소(Oloroso) - 드라이하고 묵직한 캐릭터, 맥캘란 셰리 오크 라인의 핵심

-페드로 히메네스(PX) - 달콤하고 풍부한 건포도향, 진득한 단맛

-아몬티야도(Amontillado) - 헤이즐넛과 견과류 뉘앙스, 중간 스타일

맥캘란18 셰리오크는 스페인 헤레스 산 올로로소 셰리캐스크를 주력으로 사용한다.

 

맥캘란 18년 셰리오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이게 위스키야?" 그만큼 첫인상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피트 향이 거의 없어서 강렬한 스모키 함을 기대했다면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조금만 더 마시다 보면 왜 이 위스키가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 이해하게 된다.

색상은 짙은 마호가니, 혹은 호박빛 갈색. 인공 착색 없이 오크통 숙성만으로 이 색이 나온다. 향(노즈)을 먼저 맡으면 건포도와 말린 무화과, 오렌지 마멀레이드가 먼저 올라오고, 조금 있으면 다크 초콜릿과 정향, 시나몬의 스파이시한 층이 나타난다. 층이 있다. 한 번에 다 드러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향이 열린다.

맛(팔레트)은 묵직한 풀바디감이 특징이다. 셰리 캐스크 특유의 달콤함과 함께 생강과 오크의 씁쓸함이 균형을 잡아주고, 입안에서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풍부하게 퍼진다. 피니시(여운)는 길고 따뜻하다. 목을 타고 내려간 뒤에도 한참 동안 시나몬과 오크의 잔향이 남는다.

연도별 릴리즈, 왜 해마다 새 버전이 나오나

맥캘란 18년 셰리오크를 처음 구매하려는 분들이 꼭 한 번씩 헷갈려하는 부분이 있다. "18년 산인데 왜 2024 릴리즈, 2025 릴리즈가 따로 있지?" 이게 바로 빈티지 릴리즈의 개념이다. 

맥캘란 18년은 단순히 '18년 숙성'이 아니라, 특정 연도에 증류한 원액을 18년 이상 숙성한 뒤 그 연도를 표기해서 출시한다. 즉 2025 릴리즈는 2007년 전후에 증류한 원액이 담긴 것이다. 같은 18년이지만 어느 해에 증류했느냐, 어떤 캐스크를 썼느냐에 따라 풍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위스키 컬렉터들이 빈티지별로 비교하며 즐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젠슨 황의 2026년 회동에 함께했다는 맥캘란 18년 셰리오크 2025 릴리즈 역시, 이 빈티지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맛의 뉘앙스. 그것을 찾아서 모으는 재미가 맥캘란 셰리오크 빈티지 릴리즈만의 매력이다.

가격과 구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맥캘란 18년 셰리오크는 '정식 라인업이지만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반면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일반 소매가는 보통 70~100만 원 선이고, 희귀 빈티지나 특정 릴리즈는 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백화점 주류 코너, 대형 위스키 전문점, 혹은 스마트오더 플랫폼에서 입고 알림을 받아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운 좋게 정가에 구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행운이다. 부담스럽다면 맥캘란 12년 셰리오크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같은 DNA를 가진 위스키이고, 입문용으로도 훌륭하다.

📌 맥캘란 셰리오크 라인업 한눈에 보기
맥캘란 12년 셰리오크 — 입문용, 셰리 캐릭터를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시작점
맥캘란 18년 셰리오크 — 균형과 깊이가 절정에 달하는 대표작, 빈티지 릴리즈 방식
맥캘란 25년 셰리오크 — 수집가들이 탐내는 희귀 라인, 가격은 수백만 원대
맥캘란 30년 셰리오크 — 최상위 플래그십, 오크통 숙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제품

위스키 한 병이 전하는 메시지

젠슨 황이 2025년엔 하쿠슈 25년을, 2026년엔 맥캘란 18년과 함께했다. 이것은 단순한 취향이 아닐 수 있다. 위스키는 술이면서 동시에 메시지다. 그 자리에 어울리는 품격, 상대에 대한 존중, 오래 숙성될수록 깊어진다는 상징. 생각해 보면 18년이라는 숫자도 묘하게 의미심장하다. 반도체 산업에서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들의 파트너십이 쌓아온 시간과 비슷한 무게감.

우리 손님들이 많이 묻는 말 중 하나가 '셰리 캐스크는 어떻게 달라요?'이다. 그러면 나는 셰리 오크통 숙성이라고 아주 기본적인 답을 했던 것 같다. 오늘 손님이 맥캘란을 묻는다면 맥캘란의 진정한 정체성을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개인기업의 총수와도 같다고, 그래서 맥캘란의 선택은 의미있고 옳은 것이라고 말할것이다.

 

맥캘란 18년 셰리오크 2025 릴리즈. 찾기 어렵고, 구하면 아까워서 선뜻 열기 망설여지는 위스키. 그래서 더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게 되는 위스키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게 이 위스키의 진짜 매력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