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와인은 어차피 맛없잖아요" —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유기농 와인 라벨을 보면 살짝 피했어요. 그리고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도 유기농 와인은 맛이 없는 와인이란 생각을 갖고 이었죠. 근데 어느 날 블라인드로 마셔본 후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로 손님에게 유기농와인을 설명하는 저의 목소리에는 힘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그 편견, 어디서 온 걸까요? 유기농 와인이 처음 나오던 시절엔 진짜로 맛이 불안정했어요. 아황산염을 쓰지 않으니 보존이 어렵고, 병마다 맛이 달랐죠. 어떤 건 식초 냄새가 났고, 어떤 건 뿌옇게 흐렸어요.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 '유기농 = 맛없음'이라는 공식으로 남아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10~15년 전 얘기예요. 지금은 기술도 달라졌고, 생산자들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몇 해 전 유럽에서 진행된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 기억하시나요? 참가자들에게 유기농 와인과 일반 와인을 섞어서 주고 어떤 게 더 맛있는지 골라보라고 했어요.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절반 이상의 참가자가 유기농 와인을 선택했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두 종류를 제대로 구별하지도 못했어요. 그전까지 "유기농은 별로야"라고 말하던 사람들이었는데도요.
+10% - 유럽 유기농 와인 시장 연평균 성장률
300+ - 국제 품평회 수상 유기농 와인 (최근 3년)
2배 - 유기농 포도밭 토양 미생물 다양성
이러한 데이터가 최근 유기농 와인이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토양이 좋으면 와인도 달라집니다, 정말로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원(INRAE)에서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요. 유기농으로 관리한 포도밭의 토양에는 일반 밭보다 훨씬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다고요. 그리고 그 미생물의 다양성이 와인의 복잡한 향과 맛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포도는 자기가 자라는 땅의 성격을 그대로 담는 작물이거든요. 그게 와인에서 말하는 '떼루아(terroir)'예요. 살아있는 흙에서 자란 포도가 더 풍부한 개성을 가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네 번째 이야기
그래서 어떤 걸 고르면 될까요? 유기농 와인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에요. 잘 고르는 것도 기술이에요. 처음 도전하신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01. 병 뒷면에 AB, Ecocert, 데메테르, 한국의 유기농인증 같은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02. Organic과 Made with Organic Grapes 구분하세요.
-Organic wine은 양조까지 엄격하게 관리합니다.(첨가물 거의 없음)
-Made with organic grapes는 포도만 유기농, 양조는 일반 방식 가능합니다.
03. 아황산을 체크하세요.
완전 무첨가도 있지만, 일반유기농 와인에도 소량 들어갑니다. 와인이 공기와 만나서 상하는 걸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량 들어가기도 합니다.
04.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과 비슷하지만 더 자연적인 방식이에요 — 더 개성적이고, 입문자엔 살짝 어려울 수 있어요. 편견은 마셔 보기 전까지만 편견이에요.
05. 생산자(와이너리)를 확인하세요 - 인증을 안 받아도 진짜 좋은 와인 많습니다. 소규모 가족와이너리는 지속가능 농법을 강조하는 생산자도 있습니다.
딱 한 병만 열어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맛있을 겁니다.
🍷 입문용 추천 와인 보기 - 스페인 언리얼 오가닉 레드, 화이트와인
- 뉴질랜드 헌터스 유기농와인
